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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나아지기

이선화 박사(우리들심리상담센터 소장)
2017-12-03

 

이 선 화 박사

()한국상담학회 초월영성상담학회 회장

우리들심리상담센터 소장

 

 

우리의 시선이 외부를 향하는 동안 타인과 세상에 대한 관심과 탐구는 자동적이다. 그 눈을 감고 시선을 내면으로 행하게 할 때 자신에 대한 탐구가 시작된다. 벽에 비춰진 그림자를 진실로 알고 살아온 사슬에 묶인 사람들은 그림자놀이의 진실을 알지 못한다. 진실을 보려는 용기 있는 사람도 오래 동안 익숙하게 한 몸이 되어온 사슬을 벗어 던지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고, 어쩌다 사슬을 벗어던지게 된 운 좋은 사람이 진실을 만난다 해도 생경함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혼자 밖에 나와 있는 고독한 외로움과 찬 시선이 두렵다. 그러다가 처음 사슬에 묶였던 그 동굴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 만큼 성장의 길은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그 너머로 가고자하는 성장 본능을 가지고 있다.

 

지혜를 사랑한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에게 문답법으로 무지를 자각시키고 올바른 앎에 이르게 했다. 문답법은 스스로 재검토하고 성찰하게 하는 자기탐구로 안내한다. 일상에서의 깨달음을 강조하는 선불교와 힌두교 스승의 가르침 방법도 이와 유사하다. 선불교의 간화선은 화두를 보고 체험하고 그 자체가 되는 과정이며, 참나와 함께한다는 의미의 삿상은 문제의 본질을 바라보게 하면서 문제를 인식하는 방법에 전환을 경험하게 하는 것으로서 이 모두 대상을 영적변형으로 안내한다.

 

심리적 성장 너 머 영적 성장을 이루고자 12세기에 일부 여성들이 베긴 공동체를 만들어 영적생활을 시작했던 역사가 있었다. 비천한 신분의 여성들을 수행자로 인정하기 어려웠던 그 시대에 그들의 혁신적 생활 양식은 무례하게 받아들여져 이단시되어 마그리트 포레트처럼 신과 영혼의 합일을 추구하던 자는 한 권의 책을 발표한 후 화형되기도 했고, 힐데가르트, 메히틸트 등 수세기후 복권되고 수년전 교회의 스승으로 인정되기도 했으나 그 시절에는 이상한 수행자들이었다. 그 어려운 시절에 기독교 목자이자 불교현자, 신플라톤주의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인 마이스터 엑카르트는 대상으로서 신학이 아닌 신과의 합일을 강조한 신학자로 영적추구의 길을 이끌었다.

엑카르트의 신성합일은 초탈과 돌파로 경험된다. 초탈은 모든 외적사물로부터 벗어난다는 뜻으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진정한 인간의 모습이며, 비우고 자유로워진 순수한 그대로가 되는 것이다. 초탈한 순수한 영혼은 아무것도 구할 것이 없기에 모든 기도로부터 자유롭다. 무심의 경지와 같이 외부환경이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마음을 잠그고 지키는 내적차단, 영혼이 잡다한 사물과 상들에 분산되어 자기 해체에 이르지 않도록 무념무상의 내면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초탈에 이른다. 그리고 초탈의 극치는 모든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대상으로서 신조차도 해체되고 기존 지식의 알려진 개념들을 돌파하여 완전히 하나 되는 경험에 이르는 것이다. 우리의 영혼이 초탈과 돌파를 통해 모든 상을 버리고 순수를 회복할 때 신의 소리를 듣고 거듭 태어난다.

 

이 과정처럼 영적 성장은 어려운 일이지만, 세상에서 상담자는 끊임없이 더 훌륭하기를 요구받으므로 성장에 대한 추구는 필연적이다. 그래도 상담자들은 다른 분야의 사람들 보다 인격적으로 더 훌륭하고, 그래서 다른 분야보다 존경받는 선생님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우리도 그 시대에 가장 존경받던 스승님을 처음 만났던 그 나이가 되어간다. 스승을 조금이라도 닮아 지혜로워지고자 서툰 담금질을 해왔고, 그 분들의 오류를 통해 스스로는 답습하지 않을 만큼 지혜로워졌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그 분들이 가신 길 그 너 머, 아직 가지 않은 길로 가고자, 어제 보다 조금 더 나아지고자 눈을 감고 시선을 내면으로 향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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