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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상담학회(군상담학회) 작성일 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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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소방상담학회] 육본심리지원단 대민상담 지원(대구지역) 수범사례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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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본심리지원단 대민지원 소감문

 

                                                                                          – 군경소방상담학회 병영생활상담관 강용규위원장

 

 

 겨우 내 움추렸던 모든 생물들이 따뜻한 봄이 오기를 기다림 같이 나도 3월이 오기를 누구보다 더 소망하며 기다렸던 것 같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1개월이 지난 219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04명이 되다. 이중 대구·경북지역은 56명이며,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는 31번째 확진자를 포함해 총 33명에 달한다. 특히 신천지대구교회 밀접접촉자가 1000여명"이라는 뉴스가 나오고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225일에는 대구시에만 이미 확진자가 1000명에 도달한 상태로 대구지역 봉쇄 등의 극단적인 말이 나오기도 하였다. 코로나19상황이 점점 심각한 사태로 접어드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육군 전투준비안전단은 대구경북지역의 심각성과 VIP의견 등을 반영하여 어려움에 처한 대구 경북지역 주민의 심리적 치유와 지원을 위하여 상담관으로 구성된 심리지원단을 꾸리기로 결정하였다.

26일 상담관 밴드를 통해서 지원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메스컴을 통해 코로나19의 특성 및 치사율 등을 익히 알고, 그리고 중국 후베이성 및 대구지역의 소식을 통해 그 위력이 어떠한지를 들었다면,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지역으로 대민지원을 간다는 결정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과연 몇 명이나 지원할까?"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공고 하루 만에 10명이 넘는 상담관이 지원의사를 밝혀 왔다. 현역군인들 사이에 근무하고 있는 상담관으로서 너무나 고맙고, 감사했다. 우리 상담관들도 대민지원 등 군이 더 나아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생명을 아끼지 않고 헌신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의미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32일 투입 시기가 구체화 되면서 부대사정과 개인일정 등의 사유로 투입되지 못하는 상담관 일부를 제외한 각부대에서 지원한 8명과 00사단 5명을 합하여 13명으로 구성된 '육본심리지원단'을 꾸리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육본 슈퍼바이저 상담관으로서 팀장으로 임명되어 총괄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202032()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날이다. 이번에는 나를 위한 도전이 아니라 육군의 선택을 받고 '대구 경북지역 대민지원'에 나서는 것이다. 코로나19로 투병 중에 있는 분들의 심리적 지원을 위해 가는 것이다. 감염으로 생명을 희생할 각오를 한 일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고,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하지만 대구로 대민지원 가는 것에 대해서 어머니에게 말씀을 드리지 못했다. 어머니가 걱정하실 것을 생각해 말하지 못했던 것이다. 대구 대민지원 첫날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단체 카톡으로 형제들에게 대민지원 차 대구에 왔다는 것을 이야기 했다. 대학병원에서 호흡기 내과 전문의로 일하는 큰 딸에게도 대민 지원 나온 소식을 전했다. 딸아이는"아빠! 답답하더라도 마스크는 절대 벗으면 안 돼요." 주의와 걱정을 했고, 호흡기 내과를 담당으로 코로나 감염여부를 검사하고 치료하는 일을 하는 딸을 향한 아빠의 마음을 서로 나누며 격려했다.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딸을 생각할 때 자랑스러웠고, 확진자를 대상으로 심리지원하는 아빠도 체면이 서는 것 같았다. 통합심리지원단의 슬로건처럼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하여"라는 문구가 완성되는 것 같았다. 딸은 몸을 치료하고, 아빠는 마음을...., 비로서 온전한 치유가 이루어지고 회복과 새로운 삶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본다.


대구시통합심리지원단에 소속된 육본심리지원단은 첫날 임무수행을 위한 사전교육을 받고 시청으로 장소를 옮겨 6층에 임시상담실을 꾸미고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전화 상담업무를 시작하였다. 병원 현장에서 확진자를 대상으로 대면상담하는 것까지 각오하고 갔지만, 시청으로 장소를 옮겨 전화상담을 통한 심리지원을 하게 된 것에 안도 또는 아쉬움이 뒤섞였다.


나는 전화 상담업무와 함께 정신건강복지센터와 대구시청관계자들과 긴밀한 연락관계를 유지하며 임무를 부여받고, 위기개입 및 긴급 상황에 대처하며, 매일의 성과를 보고하는 일과 함께 상담관들이 어려움 없이 임무 수행할 수 있도록 환경 및 행정적 뒷바침 등 많은 임무에 정신이 없었다. 또 일과를 마치면 육군본부에 상황 및 실적보고의 임무를 수행하였다.


2주 임무 수행하는 동안 4천 건의 성과가 있었고, 적절한 위기개입과 행정 건으로 내담자의 심리적 안정은 물론 생명의 위협에서 적절한 치료와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였다. 매일 한 차례 사례토의를 거치면서 전화상담의 내용이 향상되었고 심리적 지원을 받는 내담자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상담관들의 보람과 기쁨도 늘어갔다.


때로는 내담자의 이유 없는 분노를 죄인처럼 들어야만 했고, 또 어떤 때에는 말도 안되는 불합리함에 분노를 삼킨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무엇보다 힘들고 피하고 싶은 것은 확진자의 사망소식을 듣는 것이다. 한 상담관은 하루에 2명이나 되는 가족이 전하는 사망소식에 눈물을흘리며 힘들어하는 것을 보았다. "상담관님 좀 쉬고 오세요" 이런 위로밖에 할 수 없는 나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다.

13명의 육본심리지원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성공적인 임무수행의 종료를 하루 앞두고 있던 315일 대구시청으로부터 331일까지 연장 요청이 들어왔다. 2주간의 힘든 일정을 소화했기에 갑작스러운 연장요청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우리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되어, 조심스럽게 연장을 검토하게 되었다. 나로 상담관의 동의는 물론 동시에 00사단 의견, 그리고 육본 보고 및 수락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일이기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상담관 전원 동의, 00사단 부대의 허락, 육본과 대구시청과의 협조 등을 통하여 331까지 연장이 최종 결정되었다.


심리지원단 후반기 임무수행이 시작되었다. 정신없이 지나가던 전반기 2주에 비해 후반기 초반에는 시간이 멈춰있는 것처럼 힘들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확진자 상담을 마치고 격리자 상담을 하는 시기에 그랬던 것 같다. 격리자는 심리지원을 받는 입장과 태도가 확진자에 비해 많이 달랐다. 귀찮아하거나 불평하는 내담자가 많았다. 이런 내담자를 상담하는 상담관들은 심리적으로 더 소진이 빨리 왔고, 그동안 가족과 떨어진 시간이 길어지면서, 하루에도 수십 명이 되는 환자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듣다 보니 힘들고 지치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상담관들은 내담자를 더 이해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려는 성실성과 전문가적 자세로 무장하면서 상담의 내용은 더 깊어가고 도움의 시간도 늘어가기 시작하였다. 재상담 요청을 비롯해, 1시간 넘게 상담을 하는 사례도 여러 건 생기게 되었다. 어렵고 불평하는 내담자를 대상으로 전문적인 상담으로 이어가는 우리 상담관님이 자랑스럽고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330일 드디어 임무 종료를 하루 앞두고 있다. 3월 한 달 대구시민을 위한 대민지원을 마치고 이제 각기 맡은 부대로 복귀할 시점이 되었다. 오늘은 2작전사령부 선별진료소에 들려서 코로나19감염 여부를 위한 PCR검사를 하는 날이다. 복귀하여 상담관으로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보장되어야 하기에 아침 일찍 두려움과 떨리는 마음으로 검사를 받았다.


그동안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 식당에 가서 먹는 대신 아침에 숙소에서 제공하는 토스트와 음료 그리고 위문품으로 온 간식 등으로 일곱 끼니를 대신했던 적도 있었다. 자신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복귀하여 정상적인 임무수행을 위한 노력의 한 방편이었다. 나를 비롯해 13인 모두의 음성판정 위해 기도하였다.


그동안 육본심리지원단의 실적이 8천 건을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담관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하루 일과를 마친 저녁 시간이 다가 오자 긴장되었다. 아침에 검사했던 결과가 저녁에 나오기 때문이었다. 그 때 카톡에 한 상담관님이 자신은 음성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그리고 또 한 상담관이 음성이라고 한 상담관을 제외하고 나머지 12명은 음성이라는 내용을 전했다.


13명 모두가 음성판정인 줄 알고 카톡 대화방에서는 다들 좋아하는 분위기였지만, 내용을 미루어 볼 때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상담관과의 전화와 검사 결과를 전해주었던 담당자와의 통화를 통하여 한 명이 재검을 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검사상의 오류나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말로 위로를 삼으려 해도 양성판정으로 확진이 되는 생각이 밤새 잠을 뒤척이게 했다. 재검 받은 당사자는 그날 밤이 얼마나 길고 불안했을지 운명이란 게 이런 것인가?


331일 임무수행 마지막 날이다. 재검결과가 있기까지 해당 상담관님을 숙소에 쉬면서 대기하도록 조치하였다. 다들 마지막 날이기에 들뜬 기분이라기보다는 재검결과를 조심스럽게 기다리고 있는 눈치였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다들 상담에 열중하였고, 나는 한 달의 종합성과와 개별 통계 등을 집계하면서, 지난한 달 동안 육본심리지원단 13명으로 수고하신 동료 상담관님들에게 팀장으로 마지막 인사말을 작성하는 동안 재검 결과 음성판정이라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재검을 받은 상담관님은 지난밤 사이 십년은 늙은 것 같다는 말에 웃음의 축하와 짠한 마음으로 위로의 말을 전했다.

어려운 시기에 대구지역 주민을 위해 대민지원활동을 하면서 동료들 간에 협동과 우정과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국가의 부름과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일에 헌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감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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