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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김성회 박사(한국상담학회 6대 회장)
2017-07-28

 

김 성 회  박 사

한국상담학회 제6대 회장

한국조화상담연구소 소장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많은 것을 배우면서 살아간다. 필자도 70년 가까운 세월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워 오고 있다. 특히, 1978년부터 시작하여 많은 분들로부터 상담에 대해 배워 왔다. 배움은 주로 스승을 통해 이루어진다. 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자기를 가르치는 사람을 스승이라고 하고 사부(師父), 함장(函丈), 선생, ()라고 부르기도 한다. 필자는 누가 나의 스승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자주 생각해 왔고 여기서도 스승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흔히 책을 통해서 배운다고 한다. 혼자서 책을 보면서 그 내용을 배울 수 있고 스승의 도움을 받아 책의 내용을 좀 더 깊이 배울 수도 있다. 상담전공자들은 대부분 학부와 대학원 과정의 수업을 통해 상담에 입문한다. 수업은 교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담전공자들은 교수가 가르치는 내용과 아울러 책에 나온 내용을 배운다. 이렇게 본다면 책을 통해 배우는 것도 결국은 교수나 저자의 가르침을 배우는 것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책을 매개로 하지 않고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도 배우는 경우가 많다.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저자를 통해서나 훌륭한 교수, 또는 성인(聖人)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배움에서는 자기 이외에 대한 지식이 대부분이다. 이와 같이 자기 이외의 특정한 사실에 대한 지식만으로는 전문상담사의 전문적 자질을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전문상담사는 상담 시 매 순간 1)자신에 대한 이해와 2)내담자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3)효과적인 상호작용(상담하는)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1)관련된 지식을 잘 알아야 하고, 2)알고 있는 바를 실행할 수 있어야하며, 3)실행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매 순간 저절로(신체가 자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전문상담사가 첫째로 배워야 할 것은 자기이해이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답을 얻는 방법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중 하나는 내담자와는 물론 내담자 이외의 사람들과도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각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상담과정에서 전문상담사가 내담자의 특성(인지, 정서, 행동, 신체건강)이 잘못 되었기 때문에 고쳐주어야겠다는 생각에서 분노하여 지적하거나, 내담자가 자신에게 위협을 준다고 생각하여 공포를 느껴 도피(또는 회피)하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무기력해져서 내담자를 만나지 않거나 상담을 포기하는 것이다. 전문상담사가 이러한 인지나 정서 또는 행동을 하고 있다면 자신의 기능이 충분히 발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상담 중 매 순간 그 순간에 가장 적절한 상호작용을 유도해 나가기 어렵다. 전문상담사의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문상담사가 스스로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인지, 정서, 행동 및 신체건강상태 등 자신에 대해 알고 이를 토대로 상호작용 패턴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전문상담사가 보다 효과적인 상담을 할 수 있기 위한 첫발인 자기이해를 어디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그 중 하나는 주변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상황에서 누구를 대하면 화나고, 불안하거나 두려우며, 무력해지는지를 각성하고 이를 극복해 가는 것이다. 가정, 학교, 직장, 군대 등 두 사람 이상이 모이는 경우에 이러한 사람이 있다. 우리는 이들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아는데서 부터 자기이해가 시작됨을 각성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상대가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고 나는 누구의 어떤 행동을 이해하고 수용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바꾸어 각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렇게 본다면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각성시켜 주는 나의 스승이다. 내가 대하기 힘들어하는 하는 주변의 사람이 줄어들수록 내가 더 전문적인 상담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나를 힘들게 하는 주변의 사람이 모두 나의 스승이며 나를 많이 힘들게 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훌륭한 나의 스승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마음으로 가까운 주변을 보니 나의 스승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 이들을 나의 스승으로 모시고 더 배워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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