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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나를 넘어 세상과의 온전한 만남이다

박태수 박사(한국상담학회 5대 회장)
2017-07-14

   

박 태 수  박 사

한국상담학회 제5대 회장

제주국제명상센터 이사장


필자가 상담전문가로 활동한지 어언 30여년이 되었다. 상담의 대상인 내담자를 만나면서 인생의 온갖 희로애락을 만날 수 있었다. 내담자를 보면서 상담자인 나를 보았다. 청소년, 중년, 노년기의 다양한 삶에서 겪는 이들의 아픔을 만나면서 이것이 바로 인생이구나.’ 하는 깨달음도 일어났다. 인간의 문제를 다루다보니 자연 내 자신의 내면을 볼 수 있는 힘이 생겼으며, 누군가의 인생문제를 제대로 돕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상담활동을 하면서 행하고 있는 명상수행은 나라고 하는 개인을 넘어 초개인적 삶을 살아가게 하는 의식의 확대로 이어졌다.

명상은 상담과 함께 내 인생의 안내자이다. 알다시피 상담은 내담자가 그의 삶의 과정에서 겪는 심리문제를 해결하기 힘들 때, 그 분야의 전문가인 상담자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반면에 명상은 개인이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놓치지 않고 알아차림으로써 평화의 상태에 이르게 한다. 상담은 개인이 타인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여 행복하게 하는 것이요, 명상은 개인의 삶을 스스로 바라보고 통찰함으로써 행복해지는 것이다. 차츰 나이가 들면서 상담활동보다 명상활동이 더 많아졌다. 타인을 도와주는 상담활동의 기회가 적어지면서 자신을 위한 명상시간이 더 많아진 것이다. 그러나 명상은 자신을 위한 활동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위한 만남으로 확대되어 감을 알 수 있었다.

필자의 세상을 위한 만남은 명상을 통해 이루어졌다. 200611일 새벽, 인도 비하르 요가대학에서의 아침명상은 나의 삶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명상상태로 들어가자 마음이 점점 고요해지면서 문득 내 나이가 벌써 60이구나.’ 라는 생각이 일어났고 어릴 때 어른들로부터 인간은 세상에 태어날 때 자기가 살 나이를 가지고 나오지. 그 나이가 60이야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그 순간 내 나이를 다 살았구나. 앞으로는 남의 나이를 살게 되겠네. 남의 나이로 살면서 나를 위해 산다는 것은 도둑의 심보라는 생각이 들었고, 잠시 뒤 그럼 이제부터는 남을 위해 살아야겠구나.’라는 자각이 일어나는 순간 온 몸에 전율이 일어났다. 그리고 귀국하자마자 정년 이후 나를 위해 명상센터를 짓겠다고 사 놓은 땅을 관계의 확장인 세상에 내 놓기로 하고 사단법인 제주국제명상센터를 설립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인간의 삶은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지만 관계는 명상을 통해 더욱 빛난다. Janet Surrey(1991)는 그의 관계문화 이론에서 명상은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 명상은 타인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대화과정에서 명상하는 사람은 상대가 자신의 감정, 생각, 기억을 말하는 동안 그 말을 듣는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 등 순간순간의 현상에 주의를 기울인다. 명상하는 사람은 이러한 순간의 지각을 상대를 돕는데 사용한다. 이것은 상대의 살아있는 실재, 즉 상대의 말이나 목소리, 감정, 신체언어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관계 속에서 자기’self-in-connection에 대한 통찰은 상대의 자기실현을 증진시킨다. 상대가 지나치거나 부끄럽지 않게 하고, 수용과 함께 현재에 존재하기를 돕는다. 이 과정에서 상대는 순간의 진실에 머무르는 법을 배우게 되고 그는 관계적인 이미지나 자기를 한정시키는 집착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자기와 타인에 대한 고정된 관념에 집착했다면 그 관념에서 벗어나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명상은 상담이 중요하게 여기는 관계과정에서 나의 성장과 타인의 변화를 도와 양자의 탁월함을 발휘하도록 한다. 21세기에는 영성의 시대가 도래 한다고 한다. 한국상담학회도 상담활동을 하면서 명상을 하는 의식의 확대로 나아간다면 나를 소중히 여기되 나를 넘어 세상과의 온전한 만남이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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