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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회는 진정한 자존심의 회복에서 시작된다

천성문 박사(한국상담학회 회장)
2017-05-08

 

천성문 박사

(사)한국상담학회 회장

경성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요즘 우리 사회에는 살인, 폭행, 강간 등 우리를 경악케 하는 흉악 범죄가 사회를 뒤흔들고 있고 학교 주변 또한 우리의 자녀를 안심하고 키우기에는 너무 위험한 장소가 되어버린 지 오래이다. 이것은 아마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개인 간, 집단 간의 분노와 공격성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렸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분노와 공격성의 배경에는 성장과정에서 부모의 양육태도나 주변 환경의 영향이 있다. 부모는 자식에게 온갖 정성과 사랑을 쏟아 부으면서 키우려고 하지만 부모도 완전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한 양육은 없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는 좋은 잠재력과 가능성을 온전하게 살리지 못하고 어느 정도 일그러진 모습으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상담현장에서 자주 겪는 일로서,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적게 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에 회의를 품게 된다. 부모의 차가운 성격 때문에 또는 남의 손에서 자라야 했기 때문에 소외감을 많이 느끼면서 성장한 사람은 자신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 세상에 대한 분노를 가질 수 있다. 부모에게 과잉보호를 받았거나, 반대로 항상 의견을 무시당했거나, 혹은 부모가 형제 중의 누구를 특히 편애하여 상대적으로 밀려났거나 언제나 끊임없이 남과 비교당하고 자랐다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이렇게 배척감이나 소외감에 예민한 사람은 자신의 조그마한 부분을 남들로부터 지적받아도 질겁을 하고 어떻게 하든 극구 변명을 하거나 회피하려고 애를 쓴다. 열등감이 많은 사람은 현실과 먼 이상적인 자기를 가정해 놓고 그 이상에 끼워 맞추기 위해 노력하다가 잘 안되면 자신을 공격하는 자학을 일삼는 경우도 있고 늘 남 앞에서 자기 자랑만 늘어놓아야 안심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두가 어찌 보면 자존심의 결핍이라고 볼 수 있다. 스스로 자기를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남으로부터 존중받으려고 할 때 자존심은 형편없이 약해진다. 또한 남으로부터의 존중이 좌절되면 남에게 분노와 공격성을 표출하게 된다.

사람은 커가면서 서로 이해하고 의존하며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의 욕구를 절제하며 사회적 책임과 권리를 배운다. 이러한 능력은 저절로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다른 사람과 어우러져 공동생활을 하면서 배우게 되며 그럼으로써 공격성도 순화되고 정서적, 신체적 성장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개인 간, 집단 간의 분노와 공격성으로 인한 사회문제는 사회적인 불평등과 차별적인 요인을 해소하여 갈등을 줄이는 사회제도적 개선과 함께 개인적 차원에는 진정한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에서 그 해결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스스로를 배척하고 멸시하고 우습게보면서 타인은 자기를 사랑하고 존중해 달라는 것은 모순이다. 진정한 자존심은 자기 자신이 자기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다.

남의 의견에 쓸데없이 시달리면서 적대감을 갖지 않으려면 확고하고 일정한 자존심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진정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면 남이 자신을 비판할 때 그 내용이 일리가 있고 자신도 미리 몰랐던 부분을 지적해 준 것이라면 오히려 감사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와는 반대로 지적해 준 내용이 말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왜곡되었거나 편견에 사로잡힌 것이라면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버리거나 해서 그 사람의 문제로 볼 것이지 자신이 그 말에 좌지우지되어 애달파 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상대에 따라 꾸짖거나 용서하는 것이 내 중심이 되어 자유자재로 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존심의 회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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