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담학회

학회 공지/소식

About the Academy

상담전문가 칼럼

학회 공지/소식
상담전문가 칼럼


공유하기

인쇄하기	인쇄하기

우리의 밥그릇은 우리가 만들고 지켜야 합니다.

이형국 전문가지원관리위원장
2016-09-26

우리의 밥그릇은 우리가 만들고 지켜야 합니다.

(전문상담사들의 정신건강 조력 전문직으로서의 자리매김을 위하여)

2000년 6월 30일‘상담의 전문화와 대중화’라는 기치를 걸고 창립된 우리 ㈔한국상담학회는 2003년부터 자격관리규정에 의한 자격검정제도를 도입한 이래 그간 지속적인 규정 개정과 연수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전문상담사의 질관리 체계를 확립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또한 2012년 학회 차원에서 전문상담사 자격검증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여 자격 체계 및 응시조건 등을 국가자격 수준으로 단순화하여 정비하고, 지식적 역량의 검증과정인 필기시험의 각 급별 수검과목 및 과목별 요목 규정의 강화 및 자격시험의 과목수와 문항수 및 출제형식의 적정화와 함께 실무적 역량의 검증과정인 수련심사의 각 급별 수련자격 요건 규정의 단일화 및 강화 등을 통해 상담 관련 자격의 전문화와 사회적 공신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현재 학계에서 그 전문성과 신뢰성을 어느 정도 담보하는 국내 상담 관련 학회의 협의체인 한국정신건강상담사협의회 산하 4대 학회(한국상담학회, 한국상담심리학회, 한국기독교상담심리학회, 한국가족치료학회)에서 배출한 상담 관련 민간자격자만도 ㈔한국상담학회 전문상담사 5,305명(1급 전문상담사 741명(전문수련감독자 및 일반수련감독자 포함), 2급 전문상담사 4,564명)을 포함해 13,000여명에 이르는 만큼, 이제 이러한 상담전문가들에 대한 전문성 제고와 함께 시급히 사회적 역할과 처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한데 이러한 전문상담사들의 대사회적 현실과 관련된 상황인 취, 창업현황 및 근무현황 등을 조사하기 위한 “2015년도 전문상담사들의 인력현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학회 전문상담사들 중 조사 응답자의 86.8%가 상담 관련 현직 종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 조사대상의 인구학적 분포에서 87.3%가 40대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대체로 높은 취업률을 보였으나, 이러한 높은 취업률에도 불구하고 세부 취업 상황의 질적 측면은 매우 열악하여 정규직은 24.7%에 머물렀고 연간 수입 또한 78.0%가 2015년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평균연봉(3,281만원)도 않되는 3,000만원 미만으로 나타나는 등의 실정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 심리상담을 하는 전문상담사도 정신건강 조력 전문직으로서 하나의 직업입니다. 그러므로 전문상담사도 분명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자리’라는 수요공급원리로 본 노동시장 특성 안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먼저 상담의 수요라는 요인을 보면, 최근 우리 사회에 발생하는 여러 정신건강 문제로 인한 현실적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욕구와 더 나은 정신적 풍요를 누리고자 하는 욕구의 증가가 현대 사회인에게 주요한 이슈로 떠오르면서 심리적 고통의 해결이나 더 나은 정신적 안녕(well-being)과 풍요를 위해 현대 사회인은 ‘심리상담’을 주목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받아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데 이처럼 ‘소비자의 수요가 증가하면 노동수요도 증가하고, 이러한 노동 수요가 증가하면 일반적으로 임금은 상승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한데 앞선 결과를 보면 결코 그렇지 못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요인인 상담의 공급이라는 요인을 살펴보면, 이 또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자신이 상담사임을 증명하는 기존 상담 관련 자격증들을 살펴보면 직업상담사(고용노동부 소관), 청소년상담사(여성가족부 소관), 전문상담교사, 진로진학상담교사(교육부 소관)의 국가자격증을 제외하고도, 2016년 기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상담 관련 민간자격증의 종류 또한 2008년 한국상담학회와 한국상담심리학회의 자격증을 포함해 현재 3,173여개로 유사명칭의 수많은 상담 관련 민간 기관에서 관련 민간 자격증이 등록되어 발급되고 있으며, 특히나 보건복지부의 「자격기본법」 제17조제1항 각 호에 따른 민간자격의 신설 금지 분야 공고에서도 정신보건법 제3조(정의)에 규정된 약물중독 등 정신질환자 치료, 교육, 상담 등 관련되는 분야에 한정하고 있어(보건복지부 공고 제 2016-445호), 일반인을 상대로 한 상담 관련 민간자격증은 여전히 제한 없이 등록되어 발급되고 있어 2015년도 900여개, 2016년도 현재 480여개의 민간자격증이 등록되어 발급되고 있어 그 공급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처럼 상담 수요와 상담 공급은 함께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지만,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시장의 힘으로는 수요와 공급이 만족스럽게 균형을 이루고 있지 못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전문상담사 자격에 대한 타 상담 관련 자격과의 차별성과 사회적 공신력을 확보하여 자격의 효율적인 질 관리를 통하여 수요자인 국민들로부터 전문성을 인정받고 신뢰성을 증진하는 노력과 함께, 이를 통하여 전문상담이 봉사가 아닌 조력 전문직으로 자리매김하여 적정 수준의 처우를 받을 수 있는 자격 자체의 효용가치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은 더욱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에 몇 가지의 자구적 대책 마련의 노력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불안정한 고용 형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회, 더 나아가 관련 협의체 중심의 안정적 고용모델의 개발을 통해 교육 기관 및 단체에 따른 심리상담 전문성의 질적 차이를 홍보함으로서 심리상담 서비스의 신뢰성을 회복함으로서 상담 수요 및 공급의 양측 모두에 유발되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상담 수요는 2020년에는 2만 4천 8백 명으로 증가하리라 예상되지만, 수요 증가로 인해 일자리가 증가하는 만큼 배출되는 전문 인력도 많아 입직 경쟁은 다소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 영세한 규모의 사설 상담 기관은 근무 환경이나 임금 수준이 열악해서 적합한 인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이에 각종 상담 관련 인력채용시 전문상담사 자격이 필수 또는 가산점화 되도록 학회 차원의 다각적 홍보 및 지원이 따라야 할 것이며, 나아가 ‘하이브레인넷’ 등과 유사한 전문직종인 상담 관련 직종의 구인, 구직 전문사이트(가칭 카운슬러넷) 등을 개발하여 운영함으로서 수요와 공급이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방안 또한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우리 전문상담사들의 상담직종의 전문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한 노력과 자기의식화가 필요합니다. 전문적 심리상담이 명확한 이론에 근거한 과학적 조력 행위이며 봉사가 아닌 조력 전문직임을 상담자 스스로가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위해 능력에 기반한 전문적 조력자로서의 적정 수준의 처우를 요구할 수 있는 태도의 변화와 응집력 있는 행동들이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끝으로 심리상담 영역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 부재에 대응하는 조직적 노력입니다. 정책 부재는 곧 심리상담 영역 내에서 어떤 활동들이 각각 기능은 하고 있으나 서로 연계되어 맞물린 상태로 구조화되어 있지 못함을 암시하며, 특히 국내 정신건강과 관련된 서비스의 정책 수행자로서 심리상담 영역은 정신의학, 임상심리학, 사회복지학에 비해 역할이 크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상담사법 제정 및 심리상담 관련 국가자격화 등 다양하고도 다각적인 노력에 전문상담사 한 사람 한 사람이 함께 참여하고 애써야만 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밥그릇(?)은 우리가 만들고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학회도, 협의회도 실제로는 한 분 한 분의 학회원들, 한 분 한 분의 전문상담사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우리가 애쓰고 노력하는 것이 학회 안에서 모아져 큰 힘을 발취할 수 있도록, 그래서 참으로 우리 전문상담사들이 어줍잖은 봉사직이 아닌 분명 정신건강 조력 전문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함께 하여야만 할 때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형 국 교수

상명대학교 기초교양대학 교수

전문가지원관리위원회 위원장


이전글	상담은 내담자 편인가?

다음글	인내와 집중이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