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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할 수 있는 용기

이동갑 박사(한국교원대학교)
2020-05-26

 

 


이 동 갑¹   박 사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전문대학원

한국상담학회 상담정책위원장

 

 

숲에서 나오니 숲이 보이네하덕규(시인과 촌장)의 노랫말처럼 코로나 19는 그 동안 보이지 않던 일상의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파커 파머(2018)가장자리에 서니 중심이 보인다(On the blink of everything) 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그 동안 감춰져왔던 많은 사람들과 사물들의 민낯이 드러나는 계절이다. 종교도 학교도 작은 바이러스 앞에 페르조나를 침탈당하였다. 강제로 가면을 벗기움을 당한 것이다.

 

자동차 시대에 더 좋은 마차를 만들기 위한 지극한 성실함은 비생산적이다. 애초롭기까지 하다. 이제 학교도 상담도 원격으로 대처할 수 있겠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의 본질을 생각할 때 눈 빛과 말 빛, 언어 너머의 감정과 울림까지 카메라가 담아 낼 수는 없다. 파커파머(2012)정치라는 것이 모든 사람을 위한 연민과 정의의 직물을 짜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버릴 때,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이들이 맨 먼저 고통을 받는다라고 지적하였다. 상담이 가장 필요한 이들에게 원격상담은 가능한가? 말 없이 눈을 마주보고 손을 잡아 주여야 할 사람의 곁에 상담자가 서 있을 자리는 어디인가?

 

대면관계를 전제로 하는 상담에서도 새로운 시대 뉴 노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학회에서도 네이버 측의 요청에 호응하여 비대면 상담에 대한 상담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전문지식 제공을 넘어 원격상담이나 원격+대면 상담의 형태로 전환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상담 서비스가 인공지능과 결합하거나 포노사피엔스에 호응하여 스카트 폰 위에서 새로운 첨단 기술과 접목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가르침의 본질이 정체성과 성실함에 근거한다는 파머의 외침은 상담의 본질을 생각하게 한다. 상담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고통 받는 비통한 현실 속에서 마음이 부서지는 상담자들에게 다시 상담을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 어둠이 익숙해지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게 된다.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게 마련이다. 발목이 젖으면 곧 온 몸이 젖게 마련. 코로나 19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개인과 가족, 사회와 국가, 지구공동체에게 질문을 던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재배치하여야 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실행을 요구한다. 문제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방법은 문제를 좀 더 깊이 파고 드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래를 미리 만드는 것이다”.

 

코로나 19로 맞이하는 새로운 세상에서 나 자신과 가족, 직장과 상담의 본질에 대해 물음을 던질 시간이다. “상실에 직면하여 어떤 사람들은 더욱 비통함에 빠지고 위축되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비심이 커지면서, 어둠과 슬픔의 에너지 안으로 스며드는 통찰을 이용하여 스스로를 치유하고 타인의 아픔으로 손을 뻗는다”(파커 파머, 2012: 116). “모든 경험은 경험 그 자체가 영향을 끼친 다기 보다는 경험에 대한 해석이 영향을 끼치는 것아들러의 관점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외상후 성장으로 한 걸음 성큼 나아가기 위한 상담자의 역할이 필요한 계절이다.

 

코로나 19를 통해 우리는 외상후성장으로 나갈 것인지 혹은 좌절하여 비통함에 빠져 있을지 대답을 요구받는 백설공주의 거울 앞에 서 있다. 다시 가르칠 수 있는 용기, 상담할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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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갑¹ : 상담정책위원장,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겸임교수, 20201학기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전문대학원에서 교육정책의 심리적 기초라는 과목을 개설하고 파커 파머의 다양한 저술들을 대학원생들과 Zoom으로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파머를 호출하여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는 것은 그가 이 시기에 가장 적절한 조언과 영감을 일깨운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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