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소식

상담전문가 칼럼

  • 학회소식
  • 상담전문가 칼럼
기다림이 있는 사회

김종호 박사(군경소방상담학회 회장)
2018-03-16

 

김종호 박사

()한국상담학회 군··소방상담학회장

한국이고그램연구소장

()한국매체상담학회장

 

도로와 항만이 없다면 물류가 있을 수 없듯이 사회적 인프라 구축은 다음 세대들을 위해,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고도 필요한 것이다. 그 중 긍정의 문화적 인프라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쩌면 가장 으뜸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장면 둘, 우동 하나! 빨리 주세요!” 우리사회는 온통 빨리 빨리 문화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빨리 빨리 문화는 개인과 가정, 직장과 사회의 전반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상담인의 한 사람으로 가슴 아프고 염려스럽다.

천천히 쉬지 않는 발걸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천천히 가면 우선 안전하고 편하고 지치지 않는다. 목표달성을 위한 진도가 다소 느려서 효율성이 떨어질지는 몰라도 속도는 안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가 있으며 위험하지 않아 심리적인 안정감으로 인해 사회전반의 질서를 유지시켜주는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해진 목표를 정확하게 달성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장거리 출강을 많이 하고 있는 나로서는 약속된 시간의 한 시간 전, 후 사고(思考)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동시간을 감안하여 시작시간을 한 시간 전으로 생각하고 출발하고, 종료시간을 한 시간 후로 생각하고 다음 약속을 잡곤 한다. ‘참으로 답답하고 미련하기도 하다.’ 하겠지만 이것이 나의 삶 속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노라면 그 모임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이해할 수가 있었기에 대개의 만남은 여유로웠으며, 다수의 여정은 풍요로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들이 많았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다수의 자녀들은 부모님의 재촉하는 성화에 몸서리를 치곤 한다. 생활습관이야 자녀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그렇다 하더라도, 학습이나 인성의 문제는 부모님 자신의 욕망이나 자존심에 의해 좌우 되어서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다녀 온 아이가 부모님께 자기의 이름을 기록하여 자랑을 할 때가 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잘 했다고 하면 좋으련만, 본격적인 글쓰기 수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우리는 친구들 보다 뒤쳐지는 아이 자신이 더 조급하고 아쉽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부모님들이 훨씬 더 답답해하고 화를 내는 것이 현실이다.

사랑하는 연인이 시간이 되어도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 어떤 반응을 하게 될까? 믿음과 확신이 있는 커플의 경우에는 걱정과 염려를 하게 될 것이고, 불신과 불만의 관계 속에 있는 경우라면 화와 분노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 연인의 관계가 이러한데 부부, 가족, 부모와 자녀, 친구와 사회 및 직장동료는 더욱 더 그러 할 것이다.

기다림은 믿음이라는 확신 또는 언제든지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유를 겸비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사고수준이며 지적기능이다. 믿음과 확신으로 기다려 주고 자신감과 여유를 가지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장면 00개 주문합니다. 안전하게 와 주세요!” “괜찮아, 천천히 생각하면서 하면 모두 다 이해하고 잘 할 수가 있어!” “, 좋습니다. 좀 더 고민해 보시고 다음에 다시 얘기 하면 좋겠습니다!” 이런 말이 오고 가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천천히 가되 쉬지 않으면서 정해진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는, 기다림이 있는 사회가 오기를 기대해본다.

이전글 시중(時中)
다음글 마음사랑으로 만들어 가는 행복제조 기법을 생각하며